진변 칼럼

한나라당 경남도당 공천심사위 결정에 문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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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나라당 경남도당 공천심사위원회(이하 ‘공심위’라 약칭한다)에서 거제시장후보 공천신청자 7명중 2명에 대하여 시민들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방식에 의한 경선으로 최총 공천자를 확정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필자는 법률가로서, 그리고 한나라당 당원으로서 그에 대한 몇 가지 법률적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시기적으로 민감하고 자칫 오해의 소지가 있음에도 필자가 이러한 지적을 하는 것은 오로지 거제시민의 한사람이자, 목전에 다가 온 지방선거에 관심이 있는 한 변호사로서, 법학도가 된 이래 가슴에 새겨 온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를 세워라」라는 가르침에 따른 것임을 밝혀 둔다.
 
 
첫째, 공심위의 위 결정은 한나라당의 당헌ㆍ당규에서 정한 경선원칙을 무시한 처사다.
 한나라당의 「공직후보자추천규정」에 의하면 당원과 국민으로 구성된 국민참여선거인단에 의한 경선이 원칙이며 예외적으로 여론조사 등으로 갈음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따라서 특별히 예외적인 상황이 있지 않는 한 위 원칙에 따르는 것이 순리이다. 그럼에도 공심위는 아무런 합리적 이유의 설명 없이 여론조사방식에 위한 경선이라는 예외적인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둘째, 공심위의 위 결정은 신뢰의 원칙에 반한다.
 한나라당 개정당헌은 책임당원 규정을 신설하고, 그 위임을 받은 「당원규정」은 당원을 일반당원과 책임당원으로 구분하여 책임당원의 요건을 강화한 반면(책임당원은 원칙적으로 당비규정에 정한 당비를 권리행사 시점에서 1년 중 6개월 이상 납부하고 연 1회 이상 당에서 실시하는 교육 또는 행사 등에 참석한 당원을 말한다), 책임당원에게만 특정한 권리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책임당원의 확보를 장려하고 있다. 따라서 공직후보자추천을 위한 국민참여선거인단의 구성에도 책임당원에게 우선적 참여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위 규정의 취지나 정당정치의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그런 의미에서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아 거제시장에 입후보하려는 정치지망생들이 위 한나라당의 당헌과 당규를 신뢰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책임당원확보를 위하여 전력투구한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래서 실제로 공천신청자에 따라서는 길게는 약 2년 가까이 노력하여, 수천명의 책임당원을 확보하여 도당에 가입시킨 경우도 있다. 따라서 공심위의 위 결정은 공당인 한나라당의 당헌ㆍ당규 및 그 정책을 신뢰하고 따른 공천신청자들과 매월 2천원 이상의 당비를 꼬박꼬박 내며 공직후보자 추천이라는 한나라당의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기회를 손꼽아 기다려 온 수많은 당원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다.
 
 
셋째, 공심위의 위 결정은 무엇보다도 한나라당의 당규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한나라당의 공직후보자추천규정 제9조는 「탈당·경선불복 등 해당행위자(害黨行爲者)」를 공천부적격자로 규정하고 있다(제9호). 그리고 위 규정은 이를 포함하여 피선거권이 없는 자(1호), 동일한 선거에 있어 2개 이상의 선거구에 중복신청한 자(2호) 등 11항목 가운데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공직후보자로 부적격한 것으로 본다」라고 못 박고 있다. 이는 이에 해당하기만 하면 법률적으로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간주(看做)규정이다. 위 규정에서 열거하고 있는 사유 가운데 일부, 즉 「파렴치한 범죄 전력자」(7호), 「부정·비리 등에 관련된 자」(8호), 「유권자의 신망이 현저히 부족한 자」(10호) 등은 그 개념이 모호하여 보기에 따라 견해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나머지 조항은 재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정당에 있어서 당헌은 국가에 있어서 헌법에 해당되고, 당규는 국가의 법률에 해당되는 정당의 근간을 이루는 규정으로 비록 일반국민에 대한 기속력(羈束力)은 없으나 당과 당원을 규율하는 효력이 있다.
 
정권획득을 목적으로 설립된 사단법인인 정당에서, 공직선거라는 전장(戰場)에 나갈 장수(將帥)를 선정하는 것만큼 중차대한 일은 없다. 기초단체장까지 정당공천을 하는 것이 타당한가 하는 문제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공직후보자의 추천이 정당에 있어서는 가장 중요한 사항이니 만큼 각 정당에서는 공천혁명을 부르짖으며 그 과정을 투명하고도 공정하게 하여 최적임자를 추천하기 위하여 정교한 규정을 두어 시행하고 있다. 한나라당도 당헌에서 공직후보자추천심사위원회와 공직후보자추천에 관한 근거 규정을 마련하고 그 세부항목을 「공직후보자추천규정」이라는 별도 당규에서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이는 한나라당의 헌법에 해당되는 당헌에서 위임한 사항을 규정한 많은 당규 중에서 국가로 치면 기본6법에 해당될 정도로 중요한 규정이다. 
 
따라서 이는 지방선거를 포함한 모든 공직후보자의 추천에 있어서 예외 없이 지켜야 할 한나라당의 기본법이다. 그런데 금번 도당공심위에서 한나라당 거제시장 후보 확정을 위한 경선대상자로 선정한 2명 중 한 분은 명백히 위 규정 제9조 제9호에 해당되고 따라서 이에 의하면 공직후보자로 부적격하다. 「경선불복, 탈당 등 해당행위자」라는 표현은  해당행위의 유형은 수 없이 많을 수 있으나, 그 가장 대표적인 것이 경선불복과 탈당임을 명백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나라당의 「당원규정」은 「탈당한 자 중 탈당 후 다른 정당 후보 또는 무소속 후보로 국회의원 및 광역·기초단체장 선거에 출마한 경우」를 해당행위의 정도가 심한 경우로 규정하고, 이 경우 재입당을 하기 위해서는 최고위원회의 승인을 요하는 등 해당행위자의 입당조차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제5조 제2항). 위 「당원규정」과 위 「공직후보자추천규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해보면 「경선에 불복하고 탈당하여 기초단체장선거에 출마한 자」를 해당행위자로 규정하여 원칙적으로 재입당을 금하고, 예외적으로 재입당을 허용하더라도 공직후보자로는 추천할 수 없도록 규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공심위는 지금이라도 당규에 명백히 위반한 결정을 바로 잡아야 한다. 
집권경험이 있고, 두 번이나 근소한 표차로 정권재창출과 정권탈환에 실패한 쓰라린 경험이 있는 한나라당이, 이번에야말로 정권탈환의 호기로 삼아 금번 지방선거에서부터 공천혁명을 이루어 국민의 신뢰를 쌓으려는 바로 그 한나라당이, 스스로 규정한 공천심사규정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는 공천을 한다면 어느 당원이, 나아가 어느 국민이 이 정당을 수권정당으로 인정해 줄 것인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 국회법사위원장을 지냈고, 「미스터 법질서」라는 자랑스러운 닉네임을 지닌 김기춘 의원이 국회의원으로 있는 지역구의 시장에 대한 한나라당 공천이 당헌ㆍ당규에 명백히 위배된다면 이는 이 지역 한나라당원과 나아가 거제시민, 그리고 지역구 국회의원을 모독하는 처사가 아닌가! 필자는 수권정당임을 자처하는 한나라당에서 결코 당규를 위반하면서까지 당규상 명백한 부적격자를 공천하지는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그러나 만일 그러한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그 공천에 대한 당부가 법정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많고, 그럴 경우 그러한 공천은 당규에 위배되어 무효라는 사법부의 판단이 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본다. 그렇게 된다면 한나라당은 지역시장 후보자 공천도 제대로 못하는 무능한 정당, 자신들이 규정한 당규도 지키지 않는 불법정당으로 낙인찍힐 것이고, 또한 공직후보자추천이라는 당의 중차대한 의사결정에 참여하기 위하여 당비를 납부하는 등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은 수많은 한나라 당원 및 전통적으로 한나라당을 사랑해 온 거제시민들이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공심위는 지금이라도 당장 당헌ㆍ당규에 위반된 위 결정을 바로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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