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변 칼럼

법률상담 단상(斷想)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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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이 홍시만 떨이 집니꺼
며칠전 초로(初老)의 부부 갑남을녀(甲男乙女)가 두손을 꼭 잡고 다정하게 찾아와 법률상담을 요청하였다.
 
용건인즉, ‘乙女가 甲男의 재처인데, 甲男이 어느 날 갑자기 죽어버리면 전처소생인 자식들이 아무도 돌봐주지 않을 것이고 아파도 병원에도 갈 수 없는 처지가 될 것이 뻔하니, 그 전에 甲男의 재산을 乙女 앞으로 옮겨 놓을 방법이 없느냐’는 것이었다. 甲男이 외견상 건강해 보여 나이를 물었더니 66세라고 했다. “그러면 아직 청춘인데 무슨 걱정입니까?” 라고 했더니 옆에서 듣고 있던 乙女 왈,
“감이 홍시만 떨어집니꺼? 땡감도 떨어지제!”
“그것 참 멋진 말이네요. 과연 그렇네요!”라고 감탄하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상담을 해 주었다. 약 10분여간의 상담이 끝나자 자리를 일어나면서 “상담료는 우짜모 됩니꺼?”라고 해서, 원래 않받거니와, 오늘은 멋진 말을 배웠으니 상담료로 충분하다고 했다. 그 노부부는 올 때보다 더욱더 다정하게 손을 꼭 붙잡고 인사를 꾸벅하고 나갔다. 촌철살인의 해학이 담긴 멋진 표현은 소박한 삶의 지혜에서 나온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변호사님, 이제 잠을 푹 자도 됩니까
약 한달전 법률상담한 내용이다.
“저는 대우조선해양의 직원인데 가족들은 수원에서 전세를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초 전세보증금 1억5천만원에 살고 있던 중 2년의 전세계약기간 만료 무렵에 전세값이 1억원으로 폭락하였습니다. 그래서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낮추어 달라고 요청하였더니 집주인이 이에 동의, 그 차액 5천만원을 돌려받고 다시 2년간 전세계약을 구두로 체결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전세금이 원래의 금액만큼 상승되자 주인은 감액해준 전세금 상당을 도로 달라고 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집을 당장비우라고 했습니다.
 
이에 응하지 않자, 주인이 내용증명을 보내와서 ‘그동안 전세를 너무 싸게 살았으니 전세계약 만료시점에 그 차액만큼의 이자를 연 60%로 계산해서 그 금액상당을 공제하고 나머지 4천만원(=전세보증금 1억원-되돌려준 전세금 5천만원×년이자 60%×2년)만 내어 줄테니 그리 알아라’고 통보를 해 왔습니다. 저는 원래의 전세금을 되돌려 받을 수 있는 지요?”
“그렇습니다. 일단계약을 하면 그 효력은 계약만료일까지 미치는 것이고, 재계약을 체결할 때 임대인이 당초의 전세금에서 5천만원을 감액하여 새로운 전세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나중에 전세금이 원래대로 상승하였다해도 감축 받은 전세금을 되돌려 줄 필요는 없습니다. 따라서 당연히 전세보증금 1억원을 다 반환받을 수 있습니다.”
“정말입니까? 주인의 내용증명을 받은 날부터 걱정이 되어 밤잠을 못 잤는데 이제 잠을 푹 자도 되겠습니까?”
“그럼요. 이제부터 잠을 푹 자이소.”
“저가 선생님 말씀을 듣기를 잘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인데요?”
“저는 공고출신입니다. 선생님이 공부를 잘 해야 좋은 회사에 취직할 수 있다고 해서 나름대로 땀흘려 공부하여 좋은 성적으로 졸업, 당시 제일 큰 회사인 대우조선에 취직을 하여 17년째 종사하고 있습니다. 큰 회사에 다니는 덕분으로 이렇게 직접 법률상담도 받을 수 있으니 그 혜택이 정말로 크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이제 발뻗고 잠을 자겠습니다.”
부처가 법보시(法布施 : 부처님의 말씀을 전해주는 방법으로 도와 줌), 재보시(財布施 : 재물로 도와 줌)와 더불어 무외보시(無畏布施 : 걱정근심이 없도록 도와 줌)를 3대 보시로 설파한 이유를 알게 해 준 사례이다.
 
변호사님, 판사를 폭 쌂아 주이소
“우리 아저씨가 또 히로뽕으로 구속되었는데 이번에는 정말로 나오기 힘들다고 하데요. 그래서 막 개업한 변호사님한테 찾아왔으니 경비는 걱정말고 담당판사를 폭 쌂아 주이소.”
“쌂다니, 판사가 뭐 계란입니까.”
개업초기에 종종 나누던 선문답(禪問答)(?)이다.
 
변호사는 업무상 공식적으로는 법정에서, 비공식적으로는 판사실에서, 경우에 따라 전화로 판사들과 접촉할 기회를 종종 가진다. 변호사가 일반인과 다른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당사자들은 변호사로 하여금 판사를 자주 만나 당사자들의 애틋한 사연을 전해주어 반드시 석방될 수 있도록 청탁해 달라고 요청한다. 심지어는 담당판사를 만나는데 돈이 필요하면 그 추가비용을 부담하겠다고 점잖게(?) 제의하는 경우도 있고, 작업비(?)가 얼마나 필요하느냐며 솔직하게(?) 물어 보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는 변호사가 제대로 일을 하려면 당연히 판사와의 교제비가 필요할텐데 왜 이를 달라고 하지 않느냐며 추궁(?)하는 경우까지도 가끔 있다. 자신이나 가족이 영어(囹圄)의 몸이 된 처지에서 위와 같은 요청을 하는 것은 한편으로 이해되지만 그러나 이는 극히 사리에 맞지 않다. 당사자들의 위와 같은 간곡하고도 은밀한(?) 요청에 대하여는 언제나 준비된 답이 있다.
 
“판사를 만나 변론을 하는 것은 변호사의 임무이고 그에 대하여는 이미 상당한 금액을 수임료로 받았다. 변호사가 판사를 만나 사건 청탁을 하는 것은 본연의 임무이고, 이에 대하여 법률적으로 검토하여 가장 합당한 결정이나 판결을 선고하는 것이 판사 본연의 임무이다. 거기에 무슨 돈이 필요하겠는가?”
그렇게 답변하면 대부분 수긍하지만 일부는 고개를 갸우뚱하는 경우도 있다. 아직도 상당수 국민들은 변호사가 판사에게 법에 정한 방법 외에 비법률적 방법(?)으로 변론하는 것으로 믿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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