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변 칼럼

거제시 6ㆍ2 지방선거 감상법

관리자 1 1790

드디어 6ㆍ2 지방선거가 끝났다. 혼신의 힘을 다하여 공천이라는 예비시험과 당선이라는 본시험을 통과하여 세계최고의 조선공업도시 거제의 일꾼이 된 당선자들에게 축하와 경의를 표한다.

그런데 이번 지방선거는 돈공천 의혹 등 갖은 루머와 고소ㆍ고발, 막말과 성명전으로 치달아 시민들에게 정치혐오증과 상대 후보에게 씻을 수 없는 정치적, 법률적 상처를 남기는 역대최악의 지방선거로 평가될 것 같다. 그런 만큼 역설적으로 많은 교훈 또한 준다.

첫째 절제와 품격을 잃은 정치지도자의 언행은 개인적인 위신 추락을 넘어 사회적 불신과 혼란을 초래한다.

이번 선거를 최악으로 규정지은 돈공천 의혹은 한마디로 공천권자인 윤영의원의 비상식적이고도 경박한 언행 탓이다. 경남도당 공심위원인 윤의원은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시장공천 기준으로 지지도 외에 '정당기여도'를 제시하면서, '이는 각종선거에서 당후보를 도운 것인데 현 시장은 지난 총선에서 무소속 후보를 도와 해당행위를 하였다'고 언명하고, 그 며칠 후 지역신문 기자에게 ‘거제시장은 교체지수가 높아 공천을 받기 어렵고 나머지 두 유력후보 중 권민호 후보가 인지도 및 지지도가 높다’고 흘려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러한 윤의원의 언행은 한나라당 공천규정에 배치될 뿐 아니라 도당 공심위의 존재를 무색케 하는 발언이어서 윤의원의 금번 공천이 사천(私薦)으로 흐르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 달 초 어느 도의원 공천신청자가 윤의원에게 윤의원 측에서 공천 신청자들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내용이 기재된 문건을 들이대며 협박하였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윤의원의 돈공천 의혹사건이 불거지게 된 것이다.

그 사건은 ①乙(공천신청자)이 甲(공천권자)을 '협박'했다는 점, ②그 협박을 받은 공천권자가 경찰간부를 불러 의논했다는 점, ③그 경찰간부가 '그 문건에 윤의원 쪽 관계자가 공천신청자들에게 돈을 요구하고 받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언급한 점(이상 언론보도내용)에서 지역정가의 핵폭탄으로 부상하였다. 위 보도내용은 위와 같은 윤의원의 사천(私薦)의도와 맞아 떨어져 설득력을 얻게 되었고 결국 공천자 및 공천신청자 등에 대한 출국금지, 압수수색 및 계좌추적 등 검찰수사로 이어진 것이다.

둘째, 웃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선거법위반으로 시장보궐선거를 치룬 적이 있는 통영과는 달리 우리 거제는 그동안 선거법 등 정치관계법위반 사건에 관한 한 무풍지대였고 그 만큼 지역정치인들의 준법의식이 희박하다.

이번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시장(예비)후보의 지역 축구클럽 영 FC 회식자리 100만원 기부 의혹사건'은 그 전형적 사례다. 이 사건은 ①이 클럽의 이름이 영 산악회와 같이 지역 국회의원의 이름을 딴 점, ②그 창단대회에 이번 선거의 한나라당 공천권자 및 공천신청자 등이 다수 참석한 점, ③그 송년회의 밤에 한나라당 시장(예비)후보가 회식비를 제공했다는 점, ④그 돈을 받았다는 클럽 회장부인이 검찰계좌추적 대상인 공천자 부인과 공천신청자 부인간의 돈 심부름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장본인이라는 점에서 범상치 않다.

나아가 특정 후보의 지지를 부탁하면서 현금 30만원을 돌리다 검거된 사람도 영 산악회 지역 책임자인 점 또한 간과할 일이 아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는 스포츠 클럽의 외관을 갖춘 위 단체들이 사실은 정치성향을 띤 불법 사조직임을 웅변한다. 활발한 입법활동으로 입법우수의원에 선정된 윤의원이 자신의 이름을 딴 불법 사조직 모임에 공공연히 참석 하는 등 그의 무감각ㆍ 무신경ㆍ극단적 준법의식의 결여에 아연 할 따름이다.

셋째 여론조사가 반드시 공정한 것은 아니다.
사실상 사천(私薦)을 하겠다는 윤의원의 공언과 달리 한나라당 공천은 여론조사 방식에 의한 경선으로 결정되었고, 그 결과 윤의원이 평소 염두에 두고 있었던 후보들이 모두 승리했다.

평소 '공정한 룰에 의한 공정한 공천'을 바라던 사람으로서 시민의 지지를 받는 후보들을 미리 알고 그들을 공천하고자 했던 윤의원의 안목에 잠시나마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런데 여론조사가 반드시 공정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법원의 양산시 한나라당시장후보 공천효력정지가처분 결정에 의하여 확인되었다.

양산시의 경우 한나라당에서 당초 실시한 여론조사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법원의 결정으로 시장후보가 바뀌는 사태가 발생했다. 법원은 여론조사결과가 ①허용되는 오차범위를 초과하는 점, ②(거제시 여론 조사에도 참여한 바 있는)리서치&리서치의 경우 조사하였다고 보고한 사례수와 증거보전 절차에서 확인된 사례수에 차이가 있는 점, ③표본 추출과정에서 인구비례가 반영되지 않은 점에서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따라서 이를 근거로 한 한나라당의 공천결정은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한 것이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10. 5. 10. 결정, 2010카합316호 사건).

위 판결은 여론조사도 고의적으로 조작가능하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결국 거제시 한나라당 후보들에 대한 여론조사방식에 의한 경선의 공정성 및 정당성도 그에 대한 검증절차를 거치기 전에는 결코 담보될 수 없게 된 것이다!

결국 금번 지방선거가 역대 최악의 선거로 치달은 것은 전적으로 공천권자인 윤영의원의 매착 없는 언행과 그를 포함한 지역 정치인들의 준법의식의 부족 탓이지 그 누구의 탓도 아니다. 다시 한 번 '든 사람은 몰라도 난 사람은 안다'는 우리 속담이 과연 진리임을 되새겨 보는 아침이다.

1 Comments
김계숙 2010.06.06 11:14  
와~
정말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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