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변 칼럼

4대기관 거제 유치,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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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직업상 매주 평균 네 번 정도 통영법원에 간다. 그러니까 고현동 사무실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되는 왕복 50㎞ 거리인 통영법원을 일 년에 200번 정도 가게 되어 매년 주행거리 1만㎞를 돌파한다. 대략 1ℓ에 1,500원인 휘발유 연비를 10㎞로 보면 매년 통영법원 가는 데만 1,000ℓ를 소비, 1년 기름 값만 150만 원 정도 든다. 그러니까 내가 2004년 9월에 거제로 사무실을 이전한 이래 지금까지 11년간 통영법원 가는데 기름 값만 1,650만원에 돈보다 더 귀한 2,200시간을 쏟아 분 셈이다. 법원이 우리 거제에 있었다면 절약할 수 있었던 비용이다. 나처럼 직업상 이 같은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치더라도 우리거제 일반시민의 경우는 다른 문제다!

우선 교통이 불편하다. 승용차가 없는 경우 고현터미널까지 와서 시외버스를 타고 거제대교를 건너 통영까지 가서 다시 시내버스를 갈아타고 법원 검찰에 도착해서 조사받고 재판받고 벌금내고 다시 역순으로 되돌아 와야 한다. 심리적 고통은 그보다 훨씬 더 크다. 법원 검찰이라는 곳은 대개 좋지 않은 일로 본의 아니게 가게 되는 데 항차 그곳이 다리건너 낯설고 물 설은 객지라면 그 심리적 부담감과 고통은 훨씬 더해진다. 말 그대로 한 다리가 천리고 서발이 객지다. 이런 우리 거제시민들의 불편함을 들어주려는 운동이 태동하고 있다. 거제시 통영시 고성군을 관할하는 4대 행정기관(법원 검찰 세무서 고용노동지청)을 거제에 신설유치하려는 움직임이다. 이를 위하여 각계각층의 시민대표들이 지난달에 준비모임을 하고 금년 안에 ‘(가칭) 4대국가기관 거제신설유치 시민위원회’ 결성을 서두르고 있다. 나는 그간의 법조경험에 비추어 이 운동이 실현가능성이 매우 높고 정당성과 명분이 있어 시의적절한 것으로 본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이하 법원 검찰 중심으로 살펴본다).

첫째, 이전유치가 아니라 신설유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할구역 내 인근 지자체인 통영시 고성군에서 반대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매년 사건수가 폭증하던 거제시 업무를 들게 되어 통영 고성시민들은 보다 신속한 행정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둘째, 적절한 사례가 있다. 경주-포항 케이스다. 당초 경주법원에서 인근 포항까지 관할해 오던 것을 POSCO가 들어섬에 따라 포항 인구와 사건이 급증, 경주보다 많아지자 포항시민들의 유치운동이 결실을 맺어 1993년 관련법령 개정을 거쳐 1998년 경주법원을 그대로 두고 포항에 법원을 신설한 적이 있다. 경주-포항간의 거리는 통영-거제간의 거리와 비슷하다.

셋째, ‘국민 곁으로 찾아가는 행정서비스’ 정신에 부합한다. 통영에 소재한 4대국가기관의 관할구역 중 거제시는 인구 면에서 56%, 사건 면에서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역사적인 연원에서 지금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인구와 사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리 거제시민에게 서비스를 할 행정기관을 거제에 유치하는 것은 당연할뿐더러 시대정신에도 맞다.

넷째, 실체적 진실발견에 도움이 되어 신속하고 정의로운 판결을 기대할 수 있다. 법원 검찰은 우리 거제시민의 생명과 재산, 자유와 명예 등에 관한 결정적인 판단을 하는 국가기관이다. 문제는 이러한 중요한 결정을 하는 법원 검찰이 통영에 있고 그것도 제일 중요한 첫 판단을 하는 기관이라는 점이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듯이 국가기관이 내리는 첫 판단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검사동일체의 원칙이 적용되는 검찰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법원의 경우도 ‘사실심의 첫 단계인 1심판결을 정당한 사유 없이 뒤집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고한 원칙이다. 따라서 법원 검찰이 적법절차를 준수하고 실체에 부합하여 보다 정의롭고 합당한, ‘그것도 제일 중요한 첫 번째’ 판단을 하려면 그전에 반드시 사건현장을 확인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법은 가까운데 있고 진실은 현장에 있다! 법원 검찰의 거제유치는 사건발생지에 판단기관을 둠으로써 담당재판부와 검사가 현장 확인을 쉽게 하여 이를 통한 실체적 진실발견에 도움을 준다. 이는 보다 정의롭고 합당한 판결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섯째, 사정의 중추기관인 검찰의 거제 유치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검찰의 지휘를 받는 사법경찰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일반사법경찰 외에 특별사법경찰도 있다. 출입국/세관/산림/환경/노동/수산/식품/의약품 등 수 십 개의 단속업무를 담당하는 각 행정부서 공무원이 특별사법경찰이다. 검찰은 실로 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거의 모든 분야의 지도단속업무를 담당하는 국가행정기관을 총지휘한다. 따라서 검찰을 우리 거제에 유치한다는 것은 검찰이 지휘하는 모든 특별사법경찰관련 행정기관 업무의 중심축을 그 업무 발생지인 거제로 되찾아 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섯째, 시민의 권리의식이 향상된다. 지금도 거제시법원에는 사건 당사자인 일반시민들이 거의 대부분 변호사 없이 직접 소송을 수행한다. 나는 초임검사시절 ‘일제 때부터 법원이 있던 전남 장흥에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법정에서 변호사만이 알 수 있는 법률용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더라.’는 법조선배의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더 이상 법보다 주먹이 가깝지도 않고 그래서도 안 된다! 법원 검찰의 거제유치가 시민들이 자기 권익을 스스로 지키는데 도움이 될 것은 자명하다. 옛말과 달리 처갓집도 뒷간도 가까울수록 편리한 세상이다. 법원 검찰도 마찬가지다.

법원 검찰을 우리 거제에 신설유치하기 위해서는 법령의 개정과 예산확보가 필요하다. 지금부터 준비해도 수년이 걸린다. 이를 위한 우리 거제시민의 관심과 성원이 절실하다. 당장 필요한 것은 관련 법령인 「각급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개정을 위한 입법청원이며, 이를 탄원하는 거제시민 한분 한분의 뜻을 담는 서명운동이 그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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