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변 칼럼

시리즈로 풀어보는 현산 문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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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로 풀어보는 현산 문제(3)

진성진 /변호사

 

-경감처분의 위법성 : 꼼수로 빚은 신종뇌물범죄

 

권민호 거제시장이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입찰제한 기간을 5개월에서 1개월로 줄여준 (경감처분)과정은 드라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드라마다. 현산이 기획 제작하고 권시장이 감독과 주연을 맡은 사상초유의 불법드라마다. 그 드라마의 수혜자는 현산이고 그 이익은 1조 상당 수주손실방지다.

 

그 드라마는 꼼수로 시작해 제3자뇌물죄라는 신종범죄로 완성된다. 

 

경감처분과정의 첫 단추는 현산의 경감신청민원 접수다. 거제시는 현산의 경감신청서를 민원실을 거치지 않고 회계과에서 직접 접수했다. 이는 민원사항은 민원실에서 접수하고(8조 1항), 행정소송중인 사안은 민원처리대상이 아니라고 (21조 3호) 규정한 「민원처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꼼수를 넘어 불법이다. 

 

이어진 민원재심의 자문위원회 및 자문회의 또한 전례 없는 것으로 법령이나 조례의 설치 근거가 없는, 오로지 현산의 민원을 들어주기 위한 1회성 임시기구다. 그 과정에서 권시장이 위촉장을 수여하다가 항의를 받고 회수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여기까지는 절차적 하자의 문제다. 경감처분 과정의 실질적 불법성은 다음 단계인 계약심의위원회의 경감의결과 이에 따른 권시장의 변경처분에서 드러난다. 계약심의위원회는 쫓기듯이 8일 만에 4차례회의를 거쳐 입찰제한 기간을 5개월에서 1개월로 줄여주는 의결을 했다. 문제는 그 대가로 현산이 제시한 70억 상당 사회공헌약속이 담긴 의향서를 공증토록 한 것이다. 이는 명백한 뇌물거래이다. 결국 경감처분의 적절성과 적법성을 심의하기 위하여 설치(지방계약법 32조 1항 2호)된 계약심의위원회가 불법거래를 결의한 것이다. 권시장은 이 결의에 따라 경감처분을 했다. 결국 권시장이 신청 50일 만에 경감처분을 하여 현산이 3년 반의 법정투쟁(행정소송)에도 얻지 못했던 1조 상당 수주손실방지혜택을 준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언뜻 보면 민원접수부터 계약심의위원회 경감의결까지 주무과(회계과)에서 주도하고 권시장은 그에 따라 경감처분만 한 모양새다. 그러나 그 모든 과정은 권시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왜냐하면 원처분을 줄여달라는 경감신청은 원처분의 정당성을 행정소송을 통하여 확인받은 권시장에게 그간의 행보와 모순되는 처분을 해달라는 것이어서 권시장의 지시 없이 주무과에서 법령을 위반하면서까지 그 절차를 진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현산 문제는 경감처분과정의 불법성을 가리기 위해 사회공헌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제공한 현산과 이를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위한 공론화라는 위장막으로 포장한 권시장의 합작품이다. 그런데 권시장이 그 불법성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짙다. 그것은 현산이 경감처분의 대가로 제시한 70억 상당 사회공헌약속이 담긴 의향서 공증본(공증의향서)을 일부러 접수하지 않은 데서 알 수 있다. 이점은 현산이 행정소송 시와 달리 경감신청서에는 실사주 대표이사 회장 정몽규를 빼고 월급사장 대표이사만을 신청인으로 기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현산이 원한 것은 경감처분서고 권시장이 원한 것은 공증의향서다. 이들 문서의 맞교환이 양자 간 거래의 목적이다. 그런데 현산은 처분 즉시 경감처분서를 받아 갔는데 거제시에는 그 대가인 공증의향서가 없단다. 계약심의위원회에서 현산이 공증해 온 것을 확인만 하고 돌려주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중대한 직무유기다.

 

현산이 경감처분의 대가로 거제시에 70억 상당 사회공헌약속이 담긴 의향서를 제시한 것은 문서로 된 ‘뇌물공여의사표시’다. 이에 대해 권시장이 계약심의위원회의 경감의결을 거쳐 현산이 제시한 사회공헌약속을 조건으로 경감처분을 했다. 이로서 현산의 제안은 ‘뇌물공여의사표시’를 넘어 ‘뇌물공여약속’(형법 133조 1항)이 되고, 권시장의 경감처분 행위는 ‘제3자뇌물약속’이 된다.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공여를 약속한 때’(형법 130조) 성립하는 범죄다. 이 죄는 약속만으로 성립한다. 따라서 권시장이 그동안 ‘받으면 뇌물죄가 된다고 하니 받고 싶어도 못 받는다.’고 한 것은 법률적 난센스다. 이미 범죄가 성립되었기 때문에 받든 안 받든 마찬가지다. 더구나 경감처분은 즉시 집행되어 현산이 이미 1조원의 수주손실을 막았으니 그 처벌의 필요성은 엄존한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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